이번 학기부터 학점교류로 고대에서 학교 다니게 되었다. 그런 고로 CC마냥(오오) 남자친구랑 하나스퀘어(오오) 버거킹(오오)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호사(오오)를 누려보았다. 감자튀김을 씹다가, 남자친구가 어딘가에 비치되어 있던 GQ를 들고 왔다. GQ에 나온 프레피 스퇄의 효하들을 둘이서 같이 눈으로 좍좍 훑다가 엄청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에서 페이지 넘기는 손이 멈췄다.
바로 요 기사였다.
속상하다고 했더니, 남자친구는 내면화하지 말라고 했다. 근데 이건 내가 내면화해서가 아니라─누구라도 속상할 것만 같아서. 이 사회에서 이런 관념들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상식적인 거다. 어쩔 수 없이. 근데 이 칼럼(?)은 그 잣대로 이 여자를 비난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이런 여자가 있다는 걸 그대로 보여주면서고 그 관념 역시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
술 취해서 '엥기는' 여성이, 실제로 책임질 필요가 없는 여성이 되어버리는 건 너무도 분명하다. 유난히 밝힌다던가, 일부러 독한 마음을 먹고 그러는 게 전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냥 단순히 어쩌다보니. 그렇지만 마음이 아픈 건 그 추스러지지 않은 감정들 때문이다.
추슬러 줄 필요가 없는 감정이라는 걸, 이런 상황에 처해 본 여성들은 자연스럽게 안다. 그걸 추슬러달라고 요구할 수 없고, 그걸 요구하는 순간 자신은 '필요없는 인간'이 되는 거라는 것도. (사실 술 취해서 엥기는 것 역시도 '필요해지고 싶어서'일 때가 굉장히 많은데도 말이다.)
"남자들은 그런 거 좋아하죠? 제가 회사에선 유니폼을 입거든요."
라는 문장은 특히나 더, 콱 쑤신다. 그게 싫다는 게 아니다. 그게 나쁘다는 것도 아니다. '그런 거 좋아하는' 걸 재생산 해 줄 수 있다는 데에서 오는 기쁨이라는 건 정말 엄청나게 크다. 그 기쁨을 제공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필요한 존재가 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사회에선 그럴 수록 그 필요함이라는 게 점점 얄팍해져 가지 않던가.
이 화자 역시 자연스러운 '이 사회에서 사는 인간의 사고하는 와꾸'를 따라간다.
먼저 떠오르는 건 결국 섹스다. 그리고 아마 이 여성은 '딱 그만큼의 필요'를 얻어낼 수 있을 거다. 하지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은 열망은 '딱 그만큼'이라고 해도 언제나 유혹적이다. 어떤 리스크가 걸려올 지 설령 알고 있다고 해도. 그리고 그 리스크에 대해서 자기 스스로도 잊어버리려고 노력한 채 평생을 어디 가슴 한 구석에 쌓아놓는다고 해도.
그래도 그건 절대로 안 없어지겠지.
그러고 나서 잠들어 있는 남자를 보면서, 생각 안 하려고 안 하려고 노력하는 만큼의 공허함. 그리고 이게 참 늪으로 빠지는 게, 그러다보면 점점 '나 따위가'가 뼛속 깊이 내장되기 시작한다는 거. 딱 그 만큼의 필요니까.
사람은 참 이상한 생물이라서
외로워도 화내고 기뻐도 화내지
슬픈데도 달리고 힘들어도 달리지
라고 톱을 노려라! 2 엔딩 자막에서 말했습니다.

응?
그러게나 말이에요.










덧글
레난제스 2009/08/31 19:28 # 답글
와꾸 라는 말 보다는 틀 이라는 말로 바꾸는게 좋지 않을까 해서 덧글을 남겨두고 갑니다
루아™ 2009/08/31 21:01 # 답글
기사보다 본문 포스팅이 더 이해하기 어렵네요..;
audtn 2009/08/31 21:30 # 답글
관계는 마음 아프고 섹스는 재미나요
앤윈 2009/09/01 18:37 #
우왕 뭔가 정답
앤윈 2009/09/01 18:37 #
근데 마음 안 아픈 관계면 더 좋아요
deathe 2009/09/01 21:08 #
마음 아픈 관계가 더 재미있답니다.
audtn 2009/09/02 01:33 #
deathe/ 섹스와 마음 아픈 관계를 병행한 적이 있었는데 재미 없더라고요
나인테일 2009/08/31 23:11 # 답글
GQ는 젊잖은 척 하면서 이런 야설같은 칼럼이나 쓰고 말이지요.차라리 맥심 같은 잡지가 이런 가식허식 없어서 더 낫지 않나 싶습니다.
ㅇㅅㅇ 2009/09/01 00:21 # 삭제 답글
기사는 이해하기 어렵다 치고, 본문 포스트는..... 문장이 좀..
앤윈 2009/09/01 18:36 #
저도 머릿속이 정리가 막 안 되어서 ;ㅁ; 읽기 힘드셨으면 ㅈㅅ
스타라쿠 2009/09/01 02:01 # 답글
X 꼴려서 그냥 했다고 할 것이지, GQ녀석들은 뭔 놈의 말이 이렇게 많은지.변명이 끝도 없어요. 자기애도 적당히 내비춰야지 이뻐보이지.
s 2009/09/01 04:12 # 삭제 답글
뭔 개소리야
알바트로스K 2009/09/01 08:57 # 답글
지큐랑 맥심 지면에 나온 기사들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시면 좀 그것도 나름 곤란하지 않을까요 'ㅅ' (...)
앤윈 2009/09/01 18:34 #
어... 의미 부여를 했다기보다 저게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거에요.
★☆★☆ 2009/09/01 12:32 # 삭제 답글
개소리에 진지해져서 또 개소리를 지껄지껄
아리아 2009/09/01 17:11 # 삭제 답글
글쎄요.. 마음아파하실일은 아니라고 봐요..스스로에게 취해있을뿐이예요.. 드라마에서 있을듯한 쿨해보이지만 사실은 여린 비운의 히로인마냥..
몸파는 여성들도 그래요.. 자기의 아픔과 사정이 있어서 어쩔수없었다는 뉘앙스로 자기방어하지만
결국 자신이 나약한 탓이예요..
별로 나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비난할 생각도 없지만요.. 다만 가여워하실필요나 속상해하실필요는 없다고 봐요..
앤윈 2009/09/01 18:36 #
사람이 필요 때문에 마음 아파하진 않죠.
앤윈 2009/09/01 18:39 #
아 참. 자기한테 취하는 부분도 조금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행동에 따르는 모든 동기를 그걸로 일반화시킬 순 없을 거 같아요. 단지 그거 뿐이라면, 자존감이 떨어질 선택을 하지 않겠죠.
나디르Khan★ 2009/09/01 18:00 # 답글
아니, 굳이 속상해하실 것까진. 남자잡지여서 상당수 남자들의 판타지에 대해 쓴 글인 것 같고 물론 저러는 분들도 있다곤하지만지만 각자 먹고사는 방법이야 가지각색인거죠. 본인이 그렇지 않으시다면 굳이 마음아파하실 것 까지야;
앤윈 2009/09/01 18:35 #
아이큐가 80이 아니지만 포레스트 검프를 보면 눈물이 나잖아요? 저한테는 보편적 정서라서요.
등교하던초딩 2009/09/01 20:34 # 삭제 답글
GQ는 원래 떡밥물임그 공허한 맛으로 보는거임 바로 이맛 아입니까
밸리눈팅중 2009/09/01 21:57 # 삭제 답글
GQ는 매호마다 저렇게 여자사람인간 속 긁는 칼럼 하나씩 나옴.그래서 제가 GQ를 안봐요.
오셰어 2009/09/01 22:24 # 답글
쥔장은 좋은 책 많이 읽고 글 연습 많이 하시길.GQ칼럼보다 쥔장 글이 더 공허하고 어색하잖수.
. 2009/09/01 23:49 # 삭제
나는 쥔장 글이 훨씬 나은 거 같은데?아무래도 가재는 게 편이라 그런가보우.
남자분은 걍 지큐나 읽으슈.
카루 2009/09/02 16:01 # 답글
그냥 야설일 뿐인데 속상해하실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저는 읽고난 뒤에 저 주인공 여자가 현실에 존재하기에는 너무 멍청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_-; 그다지 현실같지가 않군요. 아니, 남자들 입장에서도 그리 달갑지 않겠어요 오히려.그리고 뭔가 지적하고 싶은데 말로 잘 만들어져 나오지가 않습니다만...
글쎄요. 필요와 책임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만, 섹스 파트너가 되면 딱 그정도밖에 필요하지 않은 여자라고 규정되는 겁니까? 저는 오히려 글쓰신 분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앤윈 2009/09/02 16:54 #
엄… 현실에서 전 저런 경우들을 종종 봤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든 자기가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들도 꽤 있더라구요. 그런데도 제가 본 사람들 중에는 이상을 달라고 말할 수 없어서─그러면 스스로의 장점(부담없음, 편함 등)을 자기자신이 무화시키는 게 될까봐─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구요.
카루 2009/09/02 17:10 #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건, 상대방 남자는 그 이상을 줄 생각을 하지 않고 있는데 그걸 인정하지 않으려는 슬픈 자기기만인데요. 깨질 수밖에 없는.갑자기 이게 생각나는데.... 예전에 신해철이 국민고충처리반인가 거기서 그런 이야기를 했죠. 바람피는 유부남의 스타일에 A와 B가 있는데, A는 '나 내 마누라 너무 싫고 너가 너무 좋아~ 곧 너랑 살림 차릴께' 식으로 말하고, B는 '나는 너랑 내 마누라가 둘 다 물에 빠지면 내 마누라 건질거야. 너랑은 즐기는 관계야.' 라고 딱 선을 긋는다더군요. A는 정말 죽일 놈이고, B는 뭐 똑같이 죽일놈이긴 하지만 상대방 여자에게 환상과 기대를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쪼금 낫달까.
앤윈 2009/09/02 17:36 #
네, 뭐 그런 이야기에요. ㅠ_ㅠ숫자로 보면 여성들이 저 함정에 빠질 확률이 더 높긴 하지만, 남성들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도 없긴 하죠. 그냥… 감정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부류의 사람들로 어떤 사람들이 무의식 중에 분류되고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아서마음이 허했어요.
Gunplug 2009/09/17 10:17 # 답글
뭐 저런 이야기들은 저하고 별 상관이 없지만 자극적 기사는 좀 그렇네요
레몬시티 2009/10/13 10:04 # 삭제 답글
남자들이란 그러한 존지이지요... --;
Bloodstone 2009/10/15 12:18 # 답글
건버스터 2 엔딩 가사; 보고 뿜고 갑니다 :)
여기클릭 2009/11/23 12:46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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