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31 09:47

절망할 권리가 없다는 사실에 대해서─권정생, 몽실언니 독서의 계절







 기륭전자 집회 갔을 때 함께 맞는 비에서 몽실언니를 나눠주더라. 뭐 손수건도 아니고 웬 책을 나눠주나효, 했는데. 지하철에서 읽다가 몇 번이고 눈물이 쏟아져서 옆 자리에 앉은 언니가 휴지를 건네주는 상황까지 만났다. ㅡㅜ










 "몽실아."

 정씨는 울음을 삼키며 불렀다.

 "아버지!"

 "내가 나빴구나. 엄마를 죽으라고 했으니까……"

 "아니어요. 엄마는 언제나 잘못했다고 그랬어요. 엄마는 괴로워서 아마 심장병에 걸렸을 거여요."

 "아니야, 아비가 못나서 엄마를 딴데로 가게 만든 거야."

 "아버지, 아니어요. 아버지도 엄마도 모두 나쁘지 않아요. 나쁜 건 따로 있어요. 어디선가 누군가가 나쁘게 만들고 있어요. 죄없는 사람들이 서로 죽이고 죽는 건 그 누구 때문이어요……"





 아리스토틀이 희곡론에서 말한 그 "비극"의 원칙을 이 소설은 충실하게 따라가고 있다. 죄 없고 고결한 영혼이 어떻게 고통스러운 일을 만나면서 불행해져 가는지. 하지만 그 속에서도 그 기품이 깎여나가지 않아서 어떻게 감동을 주는지. 온갖 혼란스러운 일을 다 만나면서도 몽실은 올곧게 서 있다. 그 안에서도 사람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버리지 않는다.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가 떠난 거라는 걸 일차적으로 이해했다가, 그 어머니의 삶과 아버지의 삶 속에서 '나쁜 건 따로 있다'는 걸 이해하게 되는 과정. 아버지의 삶을 이해하면서 그 힘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따뜻한 통찰.

 몽실의 통찰은 온전히 옳다. 죄없는 그 누군가들이 서로 죽이고 죽는 건 어디선가 누군가가 나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 나쁘게 만드는 가운데에서 자신의 영혼을 잃지 않고 몽실이 살아온 것 자체가 하나의 투쟁인 셈이다. 나쁘게 만들려고 하는 그 누군가에 대한 모든 삶을 건 싸움이다.

 왜 기륭에서 나눠줬는지 알 거 같은 생각이 든다. 우리는 아마 나빠지겠지만, 그래도 나빠질 수 없다. 나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몽실이가 여럿 있지 않던가. 그 누군가에 대한 싸움을 포기하지 않는 고결한 영혼을 지켜내는 그 마음으로, 우리도 같이 마음을 걸고 싸워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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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SuperFreak 2008/11/01 02:32 # 답글

    기본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 일까요..
    사람들은 뭔가 안 좋은 상황이 닥쳤을 때 비난받아 마땅한 구체적인 대상을 원하는 것도 같아요. 하지만 대부분은 어느 한사람의 잘못에 의해 일어난 경우가 아닌 게 대부분인 듯.

    왜 여기서 새삼 국개론이 떠오를까;;;
  • 앤윈 2008/11/01 02:36 #

     맞아요. 거기에서 그 사회에 살고 있는 개인한테 화살을 돌리는 건 참 슬픈 일인 듯. (아예 안 돌릴 수도 없겠지만은, 더 넓게 봐야하지 않을까 싶고 그래요.)
  • Seth 2008/11/01 22:24 # 답글

    문득 생각났어요
    위의 포스팅이랑은 관계 없는 이야기로..



    아가씨 오늘 생각하니 노다메에서 콘트라베이스하던 아가씨랑 닮았어요!!!
    이미지가...

    뭐 그렇다고... =ㅂ= 잘자요
  • 앤윈 2008/11/02 13:18 #

     으아, 사에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걔 너무 귀엽잖아요 ㅠㅠ 왠지 감동(?).

     역시 작다 + 큰 악기는 모에인 듯. 그 옛날에 ZONE이라는 밴드 있던 거 혹시 기억나세요? 애들은 다 쬐끄만데 걔네가 기타나 베이스에 질질 끌려다니는 느낌이라 너무 귀여웠 ㅠㅠㅠㅠㅠ
  • 김미선 몽실언니 2009/04/25 19:09 # 삭제 답글

    몽실이언니에게
    몽실이언니안녕하세요?저는 김미선이라고해요 그레도제가몽실언니연기하는것보았어요. 몽실언니제가언니를한번많만났으면좋겠어요언니랑같이애기도나누고 몽실언니는착하고순하고가족,마을사람한테잘하는것 같아요? 몽실언니는어머니가,아버지가없어도 아기를잘보니까요. 몽실언니는동생이이쁘고잘대하여주죠 저는 몽실언니처럼 착해쓰면해요? 몽실언니저이많쓸게요? 사랑해요몽실언니에게 미선이가씀 2009년4월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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