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가기 전 셀프컷.


좀 덜 피곤해 보일까 해서 화장에 힘 줬다.
이케부쿠로엔 잘 나가는 여대생 같은 언니들이 많을 줄 알았더니 미묘하게 갸루가 많았다. 유행 지났는 줄 알았는데 얼굴 까맣게 태우고 눈에 허연칠 한 애들이 왜 이렇게 많아. 솔직히 나는 갸루는 별로. 대체 뭘 지향하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우리들은 우주에서 왔다?
걍 내 취향^_^
2. 아사쿠사 버스정류장
피곤해서 버스타기로 결정하고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기다리다가 지겨워서 몇 컷.

자꾸 날 설레게 했던 불꽃놀이 공지. 꼭 가야겠다고 볼 때마다 결심했다. 내용은 스미다가와 불꽃놀이 때문에 6시부터 9시 30분까지 버스 안 다닌다는 얘기다.

버스정류장 맞은 편에 있던 라멘집. 이 정도 거리면 자주 갈 만도 한데, 내가 묵는 내내 문을 안 열었다. 뭐지? 한국으로 휴가갔나?

민주당의 나카야마 요시카츠씨. 많이 미움받으시는 것 같다. 보면서 찢어진 현수막의 공정택 후보를(아 이제 교육감이지) 떠올렸는데, 요스카츠 씨 아무래도 당선 되실 듯. -_-
3. 이케부쿠로까지
아사쿠사→우에노→이케부쿠로
로 가는 게 제일 빠를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아사쿠사→긴자→이케부쿠로
로 가게 되었다.
우에노는 JR이라 표를 따로 사야 된다는 걸 모르고 우에노에서 내려서 괜히 히비야선으로 갈아탔다가 우왕좌왕. 겨우 도로 긴자센으로 돌아왔다. 역시 공기업 민영화는 좋지 아니하다. 갈아탈 때 뭐 표를 따로 사야 되고 막. 거기다가 지하철비는 왜 그렇게 비싼 지. 가난한 여행객은 당연히 돈 아끼려고 JR은 안 탔다. 미쳤어? 거기서 표를 또 사게?
4. 난파의 물결
이케부쿠로 역에 도착하자마자 좀 '여대생' 냄새가 물씬. 악세사리, 화장품, 꽃 같은 걸 파는 가게가 엄청나게 보였다. 그러나 착각이었음. 가만히 돌아보니 어쩐지 위에서도 말했듯이 고딩 갸루들이 넘치구요.
나는 오덕질하러 가서 k-books/망가노모리/애니메이트/토라노아나 뭐 이런데 찾아야 되는데, 지도는 봐도 봐도 모르겠고. 거기다가 웬 난파들이 이렇게. 시부야에서도 한 명쯤은 있었지만, 뭐 난파가 이따위로 많나요, 여긴!
─
노란 머리 옵하들 두 명. 양쪽에서 둘러싸고 같이 놀자고 하셨지만, 괜찮습니다. 그보다 일단 니들 무서워요. 솔직히 옷차림도 무섭구요, 얼굴도 무섭구요.
─
후줄근한 추리닝에 거의 머리가 하얀색인 옵하 한 명. 괜찮습니다… 여기 왜 이렇게 무서운 사람들이 많아…
─
8만엔에 고소득 알바! AV 찍어보세요, 남자가 들어오면 바로 나가도 좋습니다! 바이브랑 딜도로만 합니다! ……됐습니다……
─
오덕한테 황송무지하게 난파씩이나.
5. 오덕질
지도를 보면서 걸었다. 걷고 또 걸었다. 하지만 지도를 보면 볼 수록 여기가 어딘지 알 수가 없어. 선샤인 도오리 안뇽? 그냥 내 마음속엔 난파의 거리일 뿐. 일본여행이란 헤매는 걸로 시작해서 헤매는 걸로 끝나는구나 언제 어디를 가도 헤매지 않을 수 없는 이 나라 아니 우리나라에서도 헤매긴 하지만 헐떡헐떡
지쳐서 잠깐 고개를 돌렸는데
간판이
*. 。*\('ㅂ') 토라노아나 ('ㅂ')/*.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케이북스를 찾으려고 걷고 있었지만 뭐 이렇게 반가운가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확실히 아키바랑 분위기는 딴판이었다. 이곳이야말로 여성향의 본거지!
BL은 책장 다섯개쯤에 꽉꽉 박혀있고, 동인지는 아예 여성향으로 점철.
BL관.
열씸히 서서 읽다가 중간에 포기. 일본어를 술술 읽을 수 업써.
하트나라의 아니 클로버나라의 앨리스 팬 북.
엄청나게 펴 보고 싶었지만 이건 견본이 없더라. 당연하지, 일러스트북인데 견본이 있으면 어쩌라고…… 하지만 난 가난한 여행자인걸요 ㅠㅠ
살까말까 고민했던 코쿈(古Xキョン). 그림체는 예쁜데 어딘가 너무 스토리보단 씬 위주란 생각이 들어서(뒷 내용만 봐도) gg쳤다. 설정은 좋지만…….
6. 방황
언젠간 K-Books를 찾을 수 있으리라는 헛된 희망을 품고 발품 팔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얼결에 게이머즈를 찾긴 했지만은.
선샤인거리에 있는 시네마 선샤인. 한국이랑 올라와있는 영화가 꽤 차이나는 것 같다. 심지어는 할리우드 영화마저도! (하지만 여기서도 닼나이트는 거세게 홍보하고 있더라)
지도를 보면 도큐핸즈 근처가 K-Books, 애니메이트 등이 모여있는 곳. 그런데 아무리 걸어도 나타나지 않아.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도큐핸즈 아래쪽으로 가도 위쪽으로 가도 나타나지 않아. 왜? ;ㅁ;
맥이 빠진채 여기에도 (당연히) 있는 메이드 아가씨를 지나쳐 터덜터덜 걸어가다보니, 아… 구원의 불빛, 아니 제과의 불빛이 다가온다.
이 곳은
아름답구나
우걱우걱
우걱우걱
우걱우걱
우걱우걱
우걱우걱
가토쇼콜라를 우적우적 씹다보니 아, 뭐 K-Books 같은 거 안 찾아도 돼 하는 기분이 3초정도 들었다.
케이크 만세
7. 쇼ㅑ핑
지친 몸을 이끌고 "아, 배고파. 하지만 K-books를 찾기 전까지 먹을 수 없어"라고 수없이 중얼거리며 걷다보니까 어디서 많이 본 거 같은 간판, 아니 이건 간판이 아니지. 창문이 눈에 들어왔다.
이 이거슨 클로젯 차일드!
로리타 옷들을 원가격보다 50% 이상까지도 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구제 전문 숍!
한국에서도 맨날 홈페이지만 들락거리고 한 번 제대로 깔짝거려본 적도 없는 바로 그곳! 하지만 난 가난한 여행자! 쇼핑 따위 어차피 못하겠지! 그래도 한 번 윈도우쇼핑만이라도!!!
덥썩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웬 비주얼 롹(특유의 꺾는 목소리!)이 징징 울린다. 안쪽으로 발을 좀 더 내딛는 순간
허억
아하악

날 죽여라 ㅁ댜ㅓ리ㅑㅓ퍄ㅓㅁㄷ쟈ㅣㅓ리ㅑㅁㅈ더리ㅑㅓㄷㅈ먀ㅣ러ㅣ아너퍼먇저럼ㅈ디러이ㅑㅓ피ㅑ먿지ㅑ러ㅣ먀ㅓ피멎디러ㅣㅑㄷ저리머니렄ㅇ니ㅏㅓ피ㅑ멎ㄷ리ㅑㅓㅁㅈㄷ럳ㅈ먀러디쟈머릳저릳ㅈ먀ㅓ
하지만 저런 걸 살 수 있을리가 없잖아? ^_^*
어쩔 수 없지, 저기요! 이것 좀 입어볼게요!
하고 여섯벌 정도를 입어보기만 했다. 미아내요 점원 언니. 그래도 섹시다이너마이트런던 탑 하나 샀잖아요. (원 가격의 3분의 1정도로 세일하던 거 딱 하나)

신발까지 마구 신어보고 있다면, 아마 얜 안 사겠구나 싶었을텐데도 상냥하게 대해준 점원언니 고마워요 ㅠㅠ 잊지 않고 다음엔 돈 많이 가져가서 살게요(?).
8. 난파 ver 2.
포기하고 뭐라도 먹자고 생각하고 있는데, 누가 또 말을 건다.
"뭐하고 있어? 쇼핑?"
바쁘… 헐 잘생겼다
-_-
-_-
아니, 밥 사주신다길래. …컴퓨터 관련 회사에서 근무하신다는 타카시 씨(26세). 정장에 넥타이가 잘 어울리는 183cm의 훤칠한 키. 마싰는 라면도 사주시고, 마싰는 사케도 사주시고, 가라옥헤도 데려가 주셔쩌여. 비즈노래 넘 잘 불렁.
음악 듣는 스펙트럼이 넓은 건 참 좋은데. (아이팟에는 제리 리 루이스부터 동방신기까지 없는 노래가 없구요) 심지어는 키스의 여자이니까를 들려주면서 무슨 노래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스팅이 아니라 폴리스를 좋아한다고 하기도 하고.
비싼 음식점보다 더 재밌는 게 있다면서 갑자기 역 앞으로 데려가시길래, 뭔가 했더니만 비보이들이 둥그렇게 모여서 춤연습을 하고 있었다. 정장입고 돌바닥에 털썩 주저앉더니만, 앉으라고 옆을 툭툭 쳐보이는 것도, 왠지 기분 좋았다.
한쪽 귀에 하나씩 이어폰 꽂고 EVERY BREATH YOU TAKE를 들으면서 B-BOY들을 구경하는 밤 10시 30분은 매우 기분 좋았다.
한 번 더 만나고 싶다고, 관광 안내해 주고 싶다고 하시길래, 그건 거절했다.
실은 왜 만나고 싶어하시는지 알 거 같아서 =_=;
그치만 그래도 좀 젠틀하셔씀. 그런 식의 인스턴트적 만남이 전제하고 있는 함의가, 확실히 딥횽이 말씀하신대로 있는 건데. 굉장히 젠틀하셨음.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 안에서. 역시 일본이 원산지구나 SGI.
호텔로 돌아와서 씻고 자려고 누워있는데, 아까 30분동안 깔짝댄 가라오케가 뭔가 마음에 걸려서 다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한 20분 걸어서 산책하는 것 마냥 아사쿠사 가라오케로 들어갔다. 잠은 자야겠다 싶어서, 4시 30분에 나오긴 했지만은. 밤공기가 청량해서, 자꾸 외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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