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에 무사히 기상한

부은 눈과 부은 얼굴
오늘의 목표는 시부야. 적당히 하치코와 근처의 옷가게 + 라이브하우스의 일정. 어제의 실패를 바탕으로 가볍고 기동성 있는 옷차림으로 결정했다. 근데 어째 많이 부었다? 돈이 아까우니까, 간편한 복장인만큼 역까지는 걸어가기로 했다. 좀 멀긴 하지만 캐리어 끌고도 올 수 있었고!

여전히 조용한 아사쿠사 거리

호텔 근처에 있던 센베 가게(아마 맞을 거 같다).
먹고 싶다고 계속 생각했지만 돈이 없었다……
저 오른쪽에 보이는 야키토리집도 굉장히 유혹적이었던 장소.
밤만 되면 하악 ㅠ ㅠ / 낮에는 적당히 사람사는 곳답다.
아사쿠사에는 그 외에도 리셀렉션 숍, 구두 가게, 양산 가게 등 주택가답게 이것저것 사고 싶어질만한 게 꽤 있었다. 물론 아무 것도 사지 않았다. 저는 가난한 여행자니깐요.
아사쿠사에서 시부야까지는 긴자센 끝에서 끝이다. 30분 정도 걸리는 시간을 그냥 조용히 앉아있기만 하면 된다. 이 타이밍에서 고마워요 러브레보. 고마워요 류타로 슨생님. 물론 공략엔 실패했지만 -_-) 언젠간 성공해주겠어. 가만히 앉아서 류타로 슨생님 비위 맞추고 있자니, 어느 새 '종점'이었다.
시부야 역에 내리면, 내리자마자 하치코가 보일 거라고 생각했다.
아무 출구로나 나가면 하치코가 있을 줄 알았다. 나름대로 열심히 '하치코 출구'를 찾아 나가 봤지만, 내 눈 앞에 나타난 건
뭥미 이 거대한 백화점은!
IT IS MARK CITY 초록색 벽과 벽과 벽을 아무리 지나도 하치코가 나타나지 않는다. 아무리 그래도 시부야에 왔는데. 하치코는 보고 가야 하지 않겠나. 시부야라면 하치코! 시부야라면 할렘! 시부야라면 쿠와트로! (…하지만 후자 두 개는 전혀 맞닥뜨리지도 못했다능)
윙버스에서 뽑아온 지도를 보고 반대방향으로 걷고 걷고 걷다가 겨우 방향을 올바로 잡아서 다시 긴자센 쪽으로 들어갔다 나와서야, 나는 정체불명의 이상한 동상(나중에 모아이 동상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을 지나서 흡연실 근처에 있는 늠름한 그 분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어쩜 늠름하기도 하셔라
매일 저렇게 늠름한 모습으로 앉아계셨던 건가요 하치코님. 제가 각도를 좀 잘 잡은 거 같네요. 시부야의 언니들은 대충 특징을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
1) 노란 머리
2) 놀라운 화장술(특히 눈화장)
3) 섹시한 옷차림
너무 스타일들 좋으신 거 아닙니까 |||OTL||| 그러나 한국에서 온 꼬꼬마는 굴하지 않고 돌아다니고 있지염. 일단 배가 고파진 꼬꼬마는 하치코를 찍고 나서, 더위에 헐떡거리면서 담배를 뻑뻑 피웠다. 사방엔 머리가 노란 언니들 혹은 머리가 노란 횽아들 뿐이라서, 꼬꼬마는 약간 무서워졌지만 하치코님 앞에서 주눅들지 않으려고 가오잡았다.
꼬꼬마가 하치코님에게 등을 돌리고 교차로에 서자, 저 멀리 보이는 흘려 쓴 네 글자의 히라가나.
もんじゃ
이 이거슨! 레이나랑 가키랑 카메가 먹던 바로 그 도쿄 명물 몬쟈야끼! 뭔가 막 긁어 먹고 있었는데! 하지만 가키는 니이가키 가(家)식이라면서 뭔가 괴상하게 굽고 있었지! 하지만 맛있을 거 같았는데! 저거시 몬쟈야끼! 도쿄의 명물 몬쟈야끼!
꼬꼬마는 어느새 찜쪄죽을 거 같은 더위를 뚫고 몬쟈야끼를 향해 질주하고 있었다.
몬쟈야끼 가게에 들어섰다. 당연히 양산을 접고 자리에 앉자마자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옆에 앉아있던 굉장히 사람좋아보이는 일본 아주머니께서
"밖에 엄청 덥죠?"
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더워 죽겠어요. 진짜 여기 들어오니까 나가고 싶지가 않네요."
"사실 이 정도는 더운 것도 아니에요. 내 고향은 ***인데, 오키나와 조금 위쪽이거든. 거기 가 보면 이건 진짜 별 것도 아니고 얼마나 더운지… 아가씨는 도쿄 출신이죠?"
네?
하?
제 발음이 그렇게 좋았나요? /;∀;)/
"아하하 한국인인데요" (수줍)
아주머니는 일본어 잘한다는 칭찬에 이어서 바로 걱정하기 시작하셨다. 몬쟈야끼 구울 줄 아냐고. -_-) 결국엔 아주머니가 점장님한테 부탁해서 점장님이 따로 구워주기까지. 한쿡인이니까 엄청 맛있게 구워줘야한다는 부연설명 추가로.

"치킨 몬쟈야끼"
먼저 치킨을 놓고 불판에 한참 저렇게 버려둔다.

뭔가 소스를 부으면서 섞어서 바닥에 펼치니 이렇게 되었다.
바닥에 깔린 소스와 구워지는 고기들을 밀대(?) 비슷한 걸로 밀어서(밀대라고 표현했지만 닭갈비 구울 때 구워주는 사람이 사용하는 그거다) 먹는다. 바닥에 깔린 소스가 별미라고.
아주머니와 '도쿄에서 꼭 봐야 할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하다가, 몬쟈야끼의 맛에 대한 얘기를 좀 하다가, 아주머니는 배불러서 다 못 먹겠다고 하시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찜통 더위 속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에 잠깐 걱정하셨는데, 고마워요 점장님한테 구워달라고 부탁해주셔서 :3

아주머니가 나가고 나서 점장님은 야끼소바를 구워주셨다.
찜통 더위를 뚫고 와서 마시는 우롱차는 세계 제일인 듯 ㅠㅠ
어제의 실수를 딛고, 오늘은 미리미리 클럽을 찾아두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일단 클럽을 찾고 나서, 그 다음부터 어디든 돌아다녀야지. 클럽 찾는데 시간이 뭐 얼마나 걸리겠어. 일단 클럽부터 찾자. 오늘의 클럽은 시부야의 기그 앤틱.
야마시타 서점과 메이지 서점 근처. 일단은 야마시타 서점을 찾자는 생각으로 15분 정도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물어본 결과 금방 야마시타 서점을 찾았다. 지도를 다시 보자. 메이지 서점. 분명히 이 근처… 어 어디지? 이 쯤에 있어야 하는데?
이 쯤인가?
좀 더 걸어내려가 보자.
이 쯤인가?
좀 더
…
어?
이건 너무 많이 온 거 같은데?
신 시부야 역이 보인다……. 고층 빌딩(말하자면 회사로 보이는)들이 여기저기에 높이 솟아있다. 직장인으로 보이는 넥타이맨들이 마구 돌아다닌다. 어… 이런 데에 클럽이 있다면 그것도 나름 대단하겠지만… 나이가 꽤 젊어보이는 여성이 아들로 추정되는 5살 정도의 어린애 손을 끌고 지나간다.
"저기… 죄송한데요… 여길 찾는데 여기가 대체 어딜까요."
한참 지도를 들여다보더니
"저도 잘 모르겠는데, 여긴 절대 아닌 거 같아요."
네 제가 봐도 그런 거 같습니다 OTL
어떻게든 30분을 다시 돌아갔다. 야마시타 쇼텐 앞에서 헤매기 시작한지 어언 1시간. 다시 배가 고파지기 시작한다. 뭔가 단 거, 시원한 거 먹고 싶다. 헉헉헉. 무작정 야마시타 서점으로 들어갔다. 메이지 서점은 같은 서점이니까 알기는 하겠지!
점원, 점원, 아 여기저기 라이트 노벨이 많구나, 점원…
"저 저기요 메이지 서점이 어딘가요!"
"저 바로 앞인데요."
"여길 찾고 있는데!"
"아, 라이브 하우스요?"
메이지 서점은 야마시타 서점의 아래 쪽에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옆에 있었다. 골목을 완전히 잘못 찾아들어갔다. 저 쪽이라고 점원이 가르쳐 준 곳으로 걸어가자, 바로 눈 앞에 보이는 담쟁이 넝쿨로 덮인 라이브 하우스 GIG-ANTIC.
허억
일단 뭔가 먹자…
다시 20분의 시간을 거슬러 시부야 쪽으로 돌아오긴 했는데, 아까 몬쟈야끼를 먹은 장소부터 시작해서 여기가 어딘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알면 뭐해 어차피 또 헤맬 텐데…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6시 30분부터 찾았으면 큰일 날 뻔 했다는 거 정도? ㅠ_ㅠ

여기는 어딜까 생각하면서 돈코츠 라멘을 홍보하던 횽아를 찍었다.
한참 걸어올라가다 남코 랜드를 발견. 더워 죽을 거 같았으니, 일단 들어갔다. 인형 뽑는 기계엔 어차피 관심 없고, 태고의 달인을 집어들었다. 보통-럭키스타. 한 곡 더 했는데, 다른 한 곡은 뭘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나고. 대충 두 곡 때리고 나니 좀 숨통은 트이더라능.
그리고 조금 더 아래로 내려오니 오, 여행 안내서에도 실려있던 ANAP이 아닌가! 들어가서 "개성적이라는" 옷들을 살펴봤는데, 어느 점이 개성적인지 잘 모르겠다. 신발은 예뻤다. 모자는 귀여웠다. 하지만 난 돈이 없었다. -_-
아래로 내려오다가 390엔 세일하는 ANAP 팔찌를 하나 샀다. 원래 가격은 1200엔. 만족스러운 세일 가격이다. 건물 바로 앞에 주저앉아서 팔찌를 힘겹게 팔에 차고서, (혼자 차기 너무 힘들었슴 ㅠ ㅠ) 바로 건물을 치어다 봤는데
단 거 먹고 싶어
시원한 거 먹고 싶어

카페다 ;ㅁ;
이름이 좀 수상하지만 어쨌든
카페다 ;ㅁ; 카페 인간관계. 아무리 생각해도 이름은 좀 수상쩍다. 아무튼 어쩐지 건물분위기도 앤틱(♥)한 게, 마음에 들어서 들어갔다. 아니 마음에 안 들었어도 들어갔을 거다. 단 거 먹고싶어, 시원한 거 먹고 싶어!!!
실은 여기까지 쓰고 쓰다가 중간에 날아갔습니다. 너무 탈력해서 한 일주일 동안 아무 것도 못 썼네요. -_-) 오늘 왠지 배트맨 비긴즈 보다가 다시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재개. 닭나잇 좀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시킨 거슨

카훼 랏테와
(나중에 카페라떼를 좋아한다고 말했더니
멋부리는 타입이구만~ 이란 소리를 들었다. 그 그런가여?)
촤컬륏 케이크
한 입 무는 순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ㅠㅠ
퐈롸다이슈
결코 여기서 나가고 싶지 않음
이거시 카페 안 풍경.
바깥쪽에 앉아서 잘 안 보이지만 안쪽은 꽤 넓다.
굳이 바깥 쪽에 앉은 이유는, 단지 이것 때문.
예쁜 창살☆

어딘지 앤티크한 느낌이 나는 게, 정말 이런 케이크 파는 카페다운 창살.

창살에 박힌 "인간관계"로고(…)도 굉장히 예뻤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카페 이름 이상해.
대체 왜 인간관계냐고.
그리고 나는 퐈롸다이스답게 NDS를 꺼냈다. 5시 30분까지는 절대로 나가지 않으리라. 여기서 슨생님(…)과 데잇트나 하리라. / 미묘하게 슨생님 팻치가 있는 거 같다. 학교에서도 교수님 스토킹(야)한 적도 있고, 왠지 슨생님 캐릭터가 있으면 제일 처음 공략하고(여성향 온리). 중학교 3학년 때도 슨생님 짝사랑했었던 거 같은데!
그리고 정말 안 나갔다.
미녀는 괴로워 같은 만화 보면 대충 입은 여자애가 창가에 앉으면 쫓아내던데! …역시 만화는 믿을 게 못 되는 듯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