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30 19:03

정봉주 이 고자오빠 일어나요♡ 좌빨인데 모

‘섹시즘’에 대한 논란이 진행된 지는 꽤 오래 되었다. 많은 여성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여성 억압을 내면화하는 방식으로 드러내게 되는 것도 익숙한 현상이다. 여성들은 자신감을 얻기 위해 성형을 한다고 말하고, 다이어트를 자기 관리라고 말하며, 내적 기준을 여성 억압의 기준과 일치시켜서 세계와 자신을 재단한다.

 

싸이월드의 ‘나도 얼짱’ 운운하는 게시판에는 수많은 여성들이 (여성 10명당 2명 정도로 남성도 끼어 있는 듯 하고) ‘셀카’를 전시한다. 그 글에 가장 흔하게 달려있는 문구는 자신의 간단한 프로필과, 얼굴을 평가해달라는 식의 메시지다. 개인 홈페이지(및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에는 최대한 일정한 미적 기준에 맞게 보이려는 화장과 각도의 ‘셀카’들이 넘쳐난다. 이 시선들은 당연하게도, 굳이 얼굴에 한정되지 않는다. 조금 시선을 돌려보면, 금요일과 토요일 밤, 홍대와 강남의 클럽들도 있다. 짧은 치마 아래로 드러나는 ‘늘씬한 다리’와 훅 파인 클리비지 셔츠 안으로 보이는 ‘슴골’. 누가 봐도 괜찮은 여자, 화끈한 여자가 되면서 이 여성들은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획득한다.

 

Lezhin.com의 운영자 레진은, 한국 사회에서 ‘겉으로는’ 터부시되는 성이라는 주제를 잡고 다양한 글들을 공개한다. AV 배우에 대해 잡상들을 쓰기도 하고, 그냥 지나가다 본 ‘꼴리는’ 영상물들을 대거 올리기도 한다. 이 남성 블로거가 방문자 수 몇 힛이 다가온다며 기념일을 제시하면 이 블로그를 보던 수많은 여성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조공’을 바친다. 와이셔츠 한 장만 걸치거나 엉덩이를 다 드러내고 혹은 가슴을 아슬아슬하게 노출하고는, ‘***힛 축하한다’ 거나 ‘레진 이 고자오빠 일어나요♡’ 라거나 그런 메시지를 함께 써서 사진을 찍어 보낸다. 레진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가슴에 쓰는 건 흔한 일이다.

 

그루피들의 심리는 두 가지가 섞여 있다. 폴리티컬 그루피로 주목받았던 오바마 걸을 기억할지 모르겠다. (http://www.youtube.com/watch?v=wKsoXHYICqU&feature=player_embedded) 이 언니의 사고 기반에 정치적 지지가 없다고는 절대로 말할 수 없다. 그녀는 오바마가 말한 ‘변화’에 감동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만 있는 건 아니다. 레진에게 조공을 보내는 사람들은 정말로 레진의 글이 재미있다고 생각할 거고, 좋아할 거다. 이명박 정권이 정말로 싫을 것이며, 정봉주의 석방도 진심으로 원했을 거다.

 

‘비키니 사진을 보내달라’고 얘기한 나꼼수 측의 쌈마이함에 대해선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사진을 찍은 그녀들의 태도다. 그녀들은 사진을 요구받았기 때문에 그 말에 부응해서 ‘섹시’하게 보일만한 태도를 유지하며 사회에서 요구되는 ‘여성성’이 강조되는 방식(립스틱으로 글씨를 쓴다거나)을 택했다. 이 여성들은 성욕이 감퇴된다는 정봉주를 위해서 ‘봉주 이 고자오빠 힘내요♡’ 의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자신 스스로 남들에게 바라보여지는 ‘대상’이 된 것이다. 우리에게 대부분의 여성들이 보여지는 이미지가 그렇듯이, ‘물건 취급’이 된 것이다.

 

그녀들이 여기서 보여주고 있는 태도는 1970년대 여성노동자들이 경찰력 투입에 저항하기 위해 옷을 벗는 일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이 때 옷을 벗은 여성들은 사회적 통념을 도구삼아서 저항하려고 했다. 옷을 벗은 여성들에게 설마 손을 대서 연행하려고 할 것인가, 자본의 폭력은 그렇게까지 할 것인가에 대한 승부수였다. 슬럿 워크와도 마찬가지로 다르다. 슬럿 워크는 사회적 통념 그 자체에 저항하기 위한 시도다. ‘어때, 나 섹시하지?’ 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보이던 네 맘대로 건드리면 살려두지 않겠다’는 선전포고였다.

 

레진에게 조공을 바치는 사람들도 다 이해할만한 사람들이다. 극단적으로는 장박로이드 같은 데에 가끔 올라오는, 자발적으로 성기 사진을 ‘인증’해서 올리는 사람들도 있지 않던가. ‘훌륭한 물건’으로 취급받는 것에서 자부심을 느껴 온 사람들이 그 이상을 사고하지 못하고 ‘더 훌륭한 물건’으로 자신을 포장하는 것. 속상하고 열 받지만 그게 자본주의가 여성들한테 한 짓이다. 또 그 여성들은 그럴 때마다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가 자신을 받아들여주는 걸 경험한 사람들이다. 한국에도 새로운 종류의 폴리티컬 그루피가 등장하기 시작한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상화를 의제 그 자체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훌륭한 글은 형식과 내용이 분리되지 않는다. 비단 글만의 문제겠는가.


2012/01/27 14:40

아아 엔하 위키 좌빨인데 모


간만에 다시 들어가서 엔하위키 다함께 항목 봤는데, 그 전에 있던 걸 '소속자의 홍보용 작성' 운운하면서 지워놓는 바람에 진짜 멍청한 글이 되어버렸다. 내가 다함께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멍청함. 뭐 저런 글에 사실 확인 같은 걸 하는 게 무의미하겠지만. 특히 현황 부근에 가서는, 하아.

어차피 덕후 위키로 차별화하고 있는 거, 저런 거 쓸 거면 차라리 운동덕후들한테 맡겼으면 좋겠다.
깝깝하구만.


2012/01/16 23:37

공지사항? 오늘 날씨


일상적인 이야기는 Twitter : @annwn_ 에서 하고 있어요.

좀 더 '글스러운 글'이 여기에 올라오게 될 것 같아요. 신변잡기는 140자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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