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이게 웬 봉변(?)이여 ㅠ_ㅠ


대학원 시험보러 나가려고 하는 길에 책상 위에 이물질 발견.



맨날 새벽 3시에나 들어와서는 어젠 계속 책상에서 꼼지락 대길래

'아 놔 이 시간에 뭘 처묵처묵하는겨...' 라고 생각하며

'그만 먹고 좀 자자'고 '자기전에 한 번만 안아보자'고 징징댔는데



이런 걸 하고 있었을 줄이야

뒤집어보니


우와아아앙 ㅠ_ㅠ

새벽부터 울 뻔 했습니다.

시험 잘 보고 올 수 있을 덧 ㅠ_ㅠ

힝힝


by 앤윈 | 2009/11/19 08:02 | 오늘 날씨 | 트랙백 | 덧글(9)

15년치의 속물성, 웨일&조권의 덩크슛




 이승환이 매력적인 이유 중에 가장 큰 하나는 호소력 있는 가사라고 생각한다. 개중에서도 나는 덩크슛, 붉은낙타, 내맘이안그래, 제리제리고고, 비겁한애견생활 등등을 좋아했었는데. 최근 이승환빠인 친구한테서 20주년 트리뷰트 앨범이 개쉣이란 얘길 들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웨일&조권의 덩크슛 트리뷰트는 쉣 오브 쉣이라고. 어, 그러냐. 하고 말았는데. 엠군에서 홍보하느라 이 뮤직비디오를 틀어주는 걸 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볼 생각도 없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솔까말 가사가 잘 안 들린다. 가사를 한 번 읽어보자.

 매일 매일 매일 놀아대도 알아서 알아서 대학 가게 해줘
 매일 단 음식 먹어대도 살아 살아 빠져다오
 내일 내일 내일 면접에도 알아서 알아서 합격
 매일 똑같은 통장이지만 돈아 돈아 늘어다오

 모두가 입장은 달라도 바라는 건 단 하나 생각대로만 되라
 불행의 모양은 여러 개지만 행복의 모양은 하나 생각대로만 되라

 주문을 외워보자 야발라바히기야 야발라바히기야
 주문을 외워보자 야발라바히기야모하이마모하이루라

 내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 알아서 알아서 내게 고백해라
 책아 한 번만 훑어봐도 외워 외워 외워져라

 모두가 입장은 달라도 바라는 건 단 하나 생각대로만 되라
 불행의 모양은 여러 개지만 행복의 모양은 하나 생각대로만 되라

 주문을 외워보자 야발라바히기야 야발라바히기야
 주문을 외워보자 야발라바히기야모하이마모하이루라



 ……
 ……
 ……
 ……뭐야 이게!!!!!!!!!!!!!!!!!!!!!!!!!!!!!!!


 내가 알고 있는 덩크슛은 이런 노래가 아니었단 말이다!

 떨어지는 별을 보면서, 그 별이 소원을 이뤄줄 거라는 어설프지만 소년다운 희망으로, 예쁜 여자친구나 빨간 자동차 같은 수많은 소원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제일 하고 싶었던 그 한 가지가 "덩크슛 한 번 할 수 있다면, 생애 단 한번만이라도, 얼마나 짜릿한 기분을 느낄까" 하며 노래하던, 유치하지만 유치하지 않은, 감상적이지만 그렇다고만은 할 수 없는, 지극히 소년답고도 황홀한, 그래서 더욱 사랑스러운, 가슴을 찡하게 만드는 그런 꿈이었단 말이다! 

 환상인지 현실인지, 그래서 덩크슛을 성공했는지 아닌지는 우린 알 수 없다. 그래서 그 "야발라바히기야모하이마모하이루라" 라는 주문은, 어릴 적 언젠가, 소년다운 꿈을 꿨던 한 시절로 돌아가게 만드는 주문이었다. 아주 오래전, 진실된 무언가가 세상에는 분명히 있다고 믿을 수 있었던 시절. 결코 크다고는 할 수 없는 -_-; 이승환은 소년의 목소리로 그 노래를 불렀다. 실제로 덩크슛을 넣었던 아니던간에, 난 이 노래를 들으면 단신 덩커가 온 힘을 다해 점프하기 위해 필요했을 수많은 도움닫기를 떠올렸다.

 글쎄, 이제 우리들에게 필요한 건 더 이상 덩크슛을 하려고 소원을 비는 어린 소년이 아닐지도 모른다.
 2009년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이만큼 진행된 글로벌한 세계지 않던가. 눈 앞에 당면한 건 공부할 시간도 없는 세상에서 대학에 합격하는 거, 면접에 합격하는 거, 운동할 시간도 여유도 없는 세상에서 살이 빠지는 거, 돈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세상에서 통장 잔고가 늘어나는 거, 뭐 그런 거일지도 모른다. 예쁜 여자친구와 빨간 자동차만큼도 추상적인 꿈을 꿀 수 없는 즉물적인 세계. 아니, 속물적인 세계. 1994년에서 2009년까지, 이 사회는 그 속물성들을 차곡차곡 쌓아왔는지도 모르겠다.

 근데 이걸 듣고 나서, 도저히 못해먹겠다며 이승환의 원곡 덩크슛을 다시 찾아들었는데 눈물이 왈칵 나왔다.
 도입부분의 사파리 소리, 유쾌한 환상, 슈퍼내추럴(!)을 상징하는 소리라고 생각했는데, 잘못 생각한 거 같다. 덩크슛을 꿈꾸는 소년이, 어떤 정글같은 전쟁터로 나가야 할지를 암시하는 걸까. 2009년의 소년들은 이제 덩크슛을 더 이상 꿈꾸지 않을까.



음질이 그렇게 좋은 건 아니지만,
이 노래만큼이나 슬램덩크도 우릴 꿈꾸게 했었죠.
그러고보면 이 청년들도 직업 농구선수가 되고 싶었던 게 아니었어.
그냥, "선생님, 농구가 하고 싶어요" 였지.


by 앤윈 | 2009/11/18 15:18 | 귀에 축복을 내리사 | 트랙백 | 덧글(40)

분노의 닭국수


이거시 바로 분노의 닭국수


 풀스토리를 얘기하자면 깁니다. 남친이 최근 너무 바빠서 밥 챙겨 먹을 시간도 없어서 맨날 편의점 음식만 먹다보니 살이 뒤룩뒤룩 찌고 있다고 한숨과 눈물을 섞어 엊저녁에 저한테 토로를 하더군요.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꺼내는 말이

 "자기야, 진짜 자기한테 안 어울리는 일일 거 같기는 한데... 진짜 미안한데... 나 도시락 좀 싸주면 안 될까..."

 존트 바쁜 건 전부터 알고 있었기에 안쓰러운 마음에 ㅇㅋ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도시락을 쌌져! 도시락이라니! 도시락! 미연시에서나 볼 수 있는 그 놀라운 이벤트!!!!!!!!!!!!!!!!!!!!!!!!!!!!!!!!!



이거십니다

 별 건 없어요. =_= 그냥 콩나물 무침 + 두부조림 + 계란말이 + 김치. 어디 군대 보내는 것마냥 화려한 도시락을 싸 줄 실력도 안 되고 에너지도 없습니다. 뭐 어쨌든 남자친구를 위해 요리를 했다는 게 중요한 거죠. 맛은 둘째치고서라도 (야) 아무튼간에 이 도시락을 싸들고 수업에 들어갔습니다. 수업시간엔 알튀세의 호명이론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이게 뭔 소리야... 네 이름을 불렀을 때 넌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그런 거니? 중요한 건 수업시간부터 슬슬 열이 나기 시작했다는 거십니다.

 수업이 끝난 시간은 1시 15분. 전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안 받습니다.
 문자를 보냈습니다. "나컨디션바닥임 근데도시락까지싸오라그래놓고연락이안되면살해해도정상참작이될거라고봄"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받습니다. ..........웬 남자가, "지금 자리에 없거든요, 나중에 전화하라고 할게요"
 식겁해서 끊었습니다. 머리가 아팠습니다. 

 어쩌지, 뭐 언젠간 전화하겠지. 공부나 하자. 토익책을 꺼냈습니다. 연락이 없습니다. 단어를 외웁니다. 연락이 없습니다. 문제를 풉니다. 연락이 없습니다. 30분이 흘러갑니다. 전 분노햇지만 애교스럽게 문자를 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멍충이 두시까지 연락없으면 그냥 갈거야" 계속 연락이 없습니다. 영원히 연락이 없을 거 같습니다. 1시 56분이 되어서 전 문자를 다시 보냈습니다. "5분뒤엔집에가서이거볼에다가통째로넣고고추장넣어서비벼먹을거임" 2분 후, 전화가 왔습니다.

 -_-

 미안하다고 죽을 죄를 지었다고 계속 그러는데 너무 열받아서 -_-

 아 됐어
 됐다고
 바빴으니까 싸오라 그런거잖아
 됐어

 만 반복하며 집으로 왔습니다. 너무 분해서 눈물이 다 나더군요. 아 ㅅㅂ 내가 지금 어? 요리라고는 라면정도밖에 제대로 하지 않는 나님께서 도시락까지 싸서 강림하셨는데 어? 아 ㅅㅂ 장난????????????? 그리하여 전 학교 셔틀버스 안에서 눈밀을 흘리며...

 집으로 가는데...

 국수집이 보입니다. 어제부터 '닭국수개시'라고 써있었던 게 생각났습니다. 이렇게 열받는데 나한테 선물 하나쯤 해줘도 되지 않갔서? 냉큼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시켰던 게 바로 저 분노의 닭국수.

 정종이랑 같이 시켜서(낮술!) 먹다보니 마음이 가라앉더군요. 배가 차니 좀 진정도 되더군요. 전 국수를 넘기고 정종을 삼키다가 남친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가습기 사줘."
 "그럼 화 풀 거야?"
 "응."

 미니가습기 하나 정도 있으면 우리의 삶은 더욱 풍족해지겠지연. 아, 이 얼마나 윈윈이며 평화로운 해결방법이란 말인가. 당신에게도 나에게도 좋은 해결방법! 아무튼 남친은 어딘지 주눅든데다가 방금전의 상황을 무마해보려는 의도가 충만한 듯한 '사랑해'를 말하고 전화를 끊었고, 전 그냥…… 

 술취해서 기분이 좋아져서 집에 왔습니다. 역시 세상은 닭과 밥과 술입니다.
 음식점은 고려대 법대 후문쪽에 있는 무아국수집. 맛있어요!




 근데 이거 음식밸리로 보내야 되나 연애밸리로 보내야 되나 -_- 이, 일단은 처음 시도해보는 음식밸리로!

by 앤윈 | 2009/11/17 15:16 | 오늘 날씨 | 트랙백 | 덧글(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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