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 예브게니 쟈마찐








 이 소설은 끝내 구소련에서는 출판되지 못했다. 27년에 이 소설을 다 쓰고 나서 예브게니 쟈마찐은 심각한 탄압을 받았고, 결국엔 31년에 스탈린에게 탄원해서 프랑스로 망명했다고 한다.

 2005년에 처음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 지금은 나한테 연 끊자고 한 누군가가 아서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에 대서 말한 적이 있었다. (내 기억이 확실한지 약간 불분명하지만 그랬던 거 같다) 인간이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이 진정한 의미의 자유라고 내가 강력하게 주장하자, 그 사람은 오버로드가 인간의 감정을 통제하되 모두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사회에 대해서 얘기했었다. 소의 감정을 이해해서 투우를 볼 수 없게 된 사람들의 얘기를 하면서.

 그 말을 듣고 나는 울었는데, 최근에 아직 연 끊기기 전에 그 사람한테 그렇게 말했었던 거 같다. (역시 내 기억은 불분명하다) 그 때 혼란스러워했었지만, 지금은 혼란스럽지 않다고. 역시 인간이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은 진정한 의미의 자유가 틀림없다고.

 D-503은 완벽한 통제와 이성은 어떠한 범죄도 허용하지 않고,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절대 선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나중에 가서는 '당연하게' 혼란을 일으키지만. 하지만 그 완벽한 통제가 나 자신의 통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거라면, 아무리 그게 행복할지라도 결국엔 행복일 리가 없다.

 그런데 이게 정말 디스토피아일 뿐일까 싶다.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느끼기에 '현재'는 어떤 현재든 간에 완벽하다. 깨어져서는 안 될 절대 선이며, 그것에 대한 공격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커다란 변화와 커다란 움직임은 불온하다. 어느 정도가 지나면 그쳥 할 일이고 정상적인 일이 될 수가 없다. 우리는 통제받고 감시받아야만 하는 존재들이다.

 그렇지만

 얼마 전에 썼던 포스팅에서 인용했듯이(트랙백 된 글에도 있다능), D-503의 가슴에 일대 파란을 일으키는 레이디 I-330은 그렇게 말하지 않던가. "마지막 수가 없듯이, 마지막 혁명도 없다"고.
 
 거기에다가 [여전히 우리의 삶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여전히 통제하지 못한다.] 눈을 똑바로 뜨고 D-503을 바라보며 I-330은 죽어가지만, I-330이 죽는다고 해서 완전히 죽은 건 아닐 것이다. O-90은 여전히 아이를 가지고 싶어할 것이며, 마지막 숫자가 없듯이, 마지막 혁명도 존재하지 않으니까. 그게 행복이라고 아무리 주입해도 우리에게서 생각하는 능력까지 걷어갈 수는 없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광고를 하려고 꼭 이러는 건 아닌데

 [CLICK]
 우리에게는 더 많은 자유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더 많은 생각이 필요하다. 더불어서,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많은 이야기도 필요할 것이다. D-503에게 I-330이 그랬던 것처럼.




 +) 덧. 옛날에 리동훈이 이명박이 섹스허가제 만들어서 반대 집회 나갔더니 전경들이 '야 이 색마 새퀴들아' 라고 외치면 '너네는 섹스 싫어? 싫냐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는 꿈 꿨다고 몸서리 쳤다는 얘기 들었는데…… 아 놔 D-503 새퀴 미친 거 같아…… 행복하냐? 어? 행복하냐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by 앤윈 | 2009/07/03 20:31 | 독서의 계절 | 트랙백 | 덧글(0)

혁명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에요! 어리석은 짓이에요! 당신들이 계획하고 있는 게 혁명이란 걸 모른단 말입니까?"
 "그래요, 혁명이에요! 어째서 그것이 어리석죠?"
 "어리석어요. 왜냐하면 혁명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에요. 왜냐하면 우리의 ─ 당신이 말하는 우리가 아니고 나의 우리 ─ 혁명이 마지막 혁명이었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그 이후에는 어떤 혁명도 있을 수 없어요. 그건 누구나 다 아는 일이죠……"

 "사랑스러운 분! 당신은 수학자죠. 아니 그 이상이죠. 철학자며 수학자에요. 그러면 이제 제게 마지막 숫자를 불러보세요."
 "그게 무슨 얘기죠? 나…… 나는 이해를 못하겠어요. 마지막이라니 그게 어떤 숫자죠?"
 "음. 마지막의. 가장 높은, 가장 큰 숫자 말이에요."
 "그렇지만 I, 그건 말이 안 돼요. 숫자란 무한한 거에요. 도대체 어떤 마지막 수를 원하는 겁니까?"
 "당신은 그럼 도대체 어떤 마지막 혁명을 원하는 거죠? 마지막이란 없어요. 혁명이란 무한한 거에요."

 ─ 예브게니 자마찐, 「우리들」 중에서


by 앤윈 | 2009/07/01 00:49 | 독서의 계절 | 트랙백(1) | 덧글(0)

그냥 평범하게 저열한 편의점 알바 얘기


 저는 지금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입니다. 주말마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신림동 구석에 있어서 손님이 많이 오지도 않고, 그러다보니까 혼자 인터넷도 할 수 있고 책도 읽을 수 있고 대학원 준비도 할 수 있고 해서 속 편한 마음으로 한달에 20만원 조금 넘는 돈을 벌기 위해 토요일 일요일 오전마다 여기 나와 있어요. 이렇게 주말 오전을 보낸지도 벌써 4개월째네요.

 제 시간 앞뒤로 교대하는 사람들과는 적당히 말도 트고 친해지기도 했어요. 그 중에 한 명이랑은 술도 한 번 같이 하고, 상당히 친해진 거 같습니다. 파트타이머고 혼자 있다보니 '사람이랑 같이 일하'는 건 전혀 못 느낄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더라구요. 또 얘기하다보면 같은 파트타이머다보니 서로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측면들이 많아서 의기투합하기도 하구요.

 그런데 참 이상한 게-_- 종종 편의점의 다른 파트타이머들에게 전화가 오곤 합니다. 제 시간대 말고 다른 시간대의 파트타이머들이요. 얼굴을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죠. 내용인즉슨 보통 "내가 바빠서 내 시간대에 일을 좀 빼야 할 거 같은데 그 시간대에 님이 좀 대신 일해주삼 ;ㅁ;" 입니다. 아 물론 당연히 "님이 알바한 시간은 님 통장으로 들어감"이 전제되어 있는 거죠.

 엄… 엄… 그게요. 제 상식으론 아무리 생각해봐도 뭔가 이상한 거에요.

 제 계약서 상에는 전 토요일에서 일요일만 근무를 하게 되어 있는 거잖아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정말 바쁘거나 아플 때도 그 사람들이 일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당연히 그렇게 되면 그 사람도 자기 일을 빼는 게 보장이 되어야죠. 근데 왜 그걸 그 사람이 미리 전화를 해서 구해야 하냐는 거죠. 좀 거칠게 말해볼 수도 있겠죠. 알바 오는 길에 교통사고가 나서 병원에 입원해버리면 어쩔 거냐는 거에요. 병원에 실려가는 중간에도 다른 알바들한테 대차게 전화 걸어서 말해야 할 거 같아요, 꼭.

 저 저기 제가 지금 교통사고가 나서 그러는데 대신 일 좀 해 주시겠어요? 헉 근데 산소호흡기 껴야 할 듯해서 전화 끊어야 되는데 어뜨카죠

 뭔가 제대로 많이 이상하잖아요!

 당연히 이건 '못나간다'고 말하면 점장 및 아무튼 사측의 관리직이라던가 뭐 그런 사람들이 연락을 해서 다른 알바를 그 시간대에 구하되 원래 계약 시간이 아닌만큼 추가 노동시간인만큼 적어도 50%이상 돈을 더 주고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싶은 거에요. 모든 부담이 빠지는 사람 본인한테 주어지다니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좀 이상한 거에요.

 근데 주변에 다른 편의점 알바 해 본 애들한테 물어보니 이게 기본적인 거라고 하더군요.



 뭐…지? -_-



 다른 이야기도 조금 더 해본다면


 이런 걸 하든말든 편의점에서는 당당하게도 "카운터에 의자 비치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 라고 써 있습니다. 물론 전 무시하고 늘 의자 가져다 놓고 앉아있음…… 점장이 왔을 때 왜! 계산만 잘하면 되잖아! 뭐가 문제야! 라고 주장하자 점장은 "그래, 앉아있되 다른 애들한테는 내가 앉아있어도 된다고 했다고 하지 말고."


 ……네?

by 앤윈 | 2009/06/28 10:14 | 좌빨인데 모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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